Seol, Kyung Chul

Exhibition Details

Seol, Kyung Chul

Nov 5, 2008 - Nov 14, 2008

Introduction

끊임없이 미술재료에 탐닉하며 실험미술을 해온 극사실주의 작가 설경철은 요즘 책에 푹 빠져있다. 디지털 기법으로 프린트 된 책 활자 위에 타자기, 종이학, 일그러진 시계, 바이올린, 모형 비행기 등 다양한 오브제를 극사실주의 기법으로 시각화하고 있는 것이다. 20여점이 전시되는 이번 초대전에서 작가는 사진인지 그림인지 분간하기가 어려울 만큼 정밀하고 섬세하며 견고한 사유의 공간을 선사한다. 그는 ‘from a book’ 시리즈의 작업에서 책 안에 표현된 사실주의적 회화를 통해 ‘보는 문학’을 구현한다. 일반적으로 글이나 활자가 위주인 책 위에 작가의 시각으로 형상화된 오브제를 주입시키고 작품으로 승화시킴으로써 책 물성 자체를 변화시킨다. 실제 인쇄된 책장 위에 콜라주 형식의 오브제를 도입하고 있다는 점에서 그의 작품은 평면이면서 동시에 하나의 오브제로 읽힌다. 그의 작품에 떠도는 다양한 오브제들은 초현실적인 이미지로 객관적 화면에 근원을 두는 그의 작업에서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허무는 매개가 된다. 우리는 펼쳐진 책을 보고 그 다음 장으로 넘기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도 하며 그 위에 있는 오브제를 통해 책의 내용을 유추할 수도 있다. 이렇듯 설경철의 작품세계는 관객과 작품이 상호 소통할 수 있도록 유기적인 관계를 도모한다. 작가는 중앙대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후에 뉴욕공대대학원에서 “페인팅 (커뮤니케이션 아트)”을 수학하였다. 그의 예전 “Episode" 시리즈는 일상적 물건인 컴퓨터, 오디오 스피커 등에 하이퍼기법으로 그린 ”오브제페인팅“ 작품으로 컴퓨터 메인보드 위에 맹인을 극사실화한 작품에서 우리는 작가만의 해학성과 독특한 세계를 볼 수 있다. 금번 작품은 이전 오브제 페인팅과 기법에 있어서 "극사실기법" 이라는 공통점을 갖고, 작품의 형식이나 내용은 1980년대 작 "음(音) x 색(色)"의 연작들에서 기인한다. ”음 x 색“ 시리즈는 초기 추상 작품으로, 한 옥타브인 7개 음에 무지개 색 7가지를 대입하여 흑백의 악보를 채색하고 드로잉하면서 음악이 연주되는 동안의 감흥을 작가의 시각으로 조형화한다. 인쇄된 악보에서 음악에 이르는 과정을, 즉 듣는 음악을 시각적으로 조형화한 이 표현은 이번 전시의 근원이 되며 ”from a book" 작품들은 1980년대부터 시작된 이 작업을 근원으로 25여 년 동안의 연구로 얻어낸 결과물이다. . 1981년도 제4회 중앙미술대전과 1991년도 제10회 대한민국 미술대전에서 특상을 수상한 작가는 지난 96년부터 4년간 뉴욕에 체류하며 소호의 Pleiades Gallery 작가로 선정되어 뉴욕과 독일 등지에서 활동하였다. 또한 국내 아트 페어는 물론, 아트 쾰른, 아트 시카고, 아트페어 도쿄, SH 컨템포러리, ACAF NY 등 국외 아트 페어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으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으며 현재 고신대학교 예술대학 조형미술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